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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BOOK & TEA
월책차 : 한 권의 책과 한 잔의 음료
반테이블과 서점 '그렇게 책이 된다'가 함께 하는 프로젝트
매달 한 권의 책과 한 잔의 음료를 소개합니다.
BOOK
이은혜, <살아가는 책>
DRINK
4월의 음료 '레몬머틀티'
올해는 유독 모든 꽃들이 비슷한 시기에 피어난 것 같습니다. 화려한 개나리도, 목련도, 벚꽃도 이제는 자취를 감추었지만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가로수들은 어느새 연둣빛을 내고 있습니다. 매일 지나는 길의 달라진 정취에서 계절을 실감하며 모든 것이 살아있음을 깨닫습니다. 뭐든 시작하기 좋은 4월, [월책차]를 다시 시작합니다. 이번 달 [월책차]는 읽고 쓰는 삶을 기록한 <살아가는 책>과 레몬 향을 머금은 <레몬 머틀티>입니다.
인문출판사 글항아리 편집장인 이은혜 작가의 <살아가는 책>은 「사랑의 기억」, 「시간이 우리를 내려다본다」, 「타자와 기억」, 「나 자신에게서 멀어지기」, 「늙어간다」 총 5개의 목차에 걸쳐 본인이 읽은 25권의 책을 현실과 부드럽게 연결 짓고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밀도 높은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리베카 솔닛의 『길 잃기 안내서』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산다는 것은 자신의 천박함을 깨닫는 동시에 타인의 좋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p135).'라고 말합니다. 삶은 혼자가 아닌 ‘우리’가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고 그 방향성은 타인이 될 수도 있고 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현실과 책의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들며 삶의 지평을 넓히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말린 잎 하나로도 진한 레몬 향을 퍼트리는 <레몬 머틀티>는 허브과의 식물입니다. 혹시 레몬잎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지만 잎에 상큼한 향을 내는 성분이 들어있어 잘 말릴수록 레몬 향이 더 짙어집니다. 차를 마시기 전, 찻잎을 꺼내는 순간부터 퍼지는 향 덕분에 하루 종일 쌓였던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미세먼지도 많고 기온차도 큰 계절에는 따뜻한 차로 즐기면 몸과 마음이 안온해지죠. 찬물에 우려 시원한 음료로 드시면 청량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봄이 되어 자연이 소생하면 우리의 감각도 살아납니다. 내 삶의 어느 지점에서 멈춰 기웃거리다가 내 경험을 반추해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피어오르는 ‘살아있는 나’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책은 생명이 없지만 물성은 '살아있음'과 이어집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니까요. 마른 찻잎 역시 생명은 없지만 그 안에 굉장한 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살아있는 우리, 봄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요? 뭐든 좋아요. 책을 읽어도, 글을 써도, 차를 마셔도, 산책을 해도. 우리는 오늘도 살아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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